C커머스, 한국 업체들과 접점확대
알리·테무·쉬인, 한국시장 내 경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중국 패스트패션 쇼핑몰 업체인 쉬인이 국내 최대 화장품 ODM(위탁개발・생산) 코스맥스에 수십억원 상당의 화장품 생산 물량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쉬인까지 나서며,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쉬인은 최근 최근 코스맥스 중국법인에 약 50억원 상당의 화장품 제품 생산을 의뢰했다. 쉬인은 알리, 테무 등과 함께 손꼽히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다. 외신들은 쉬인이 지난해 200개 이상 국가에서 최소 300억달러(약41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쉬인은 구체적인 글로벌 매출은 비공개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쉬인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인 금액과 계약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 시기 중국 화장품 업체들의 B2B(기업간 거래) 물량 수주를 통해 매출 확대를 이룬 회사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가 진행 중이던 2021년에도 6310억원의 중국 매출을 올렸다.
쉬인이 코스맥스에 위탁개발 생산을 맡긴 것은 ‘K-프리미엄’을 염두한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로레알, 랑콤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업체인 만큼 쉬인이 이를 바탕으로 K-프리미엄을 얹은 상품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 화장품업체가 생산한 화장품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프리미엄을 얹은 초저가 화장품이 쉬인을 통해 국내에 들여올 경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형 제조사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패션·뷰티 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람들은 코스맥스의 이름으로 초저가의 중국 화장품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이커머스 제품의 경우 가품과, 제품 품질, 유해 성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몸에 바르는 화장품의 경우,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크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만든 화장품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서양 화장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화장품 품목을 늘려도 단순히 가격 외에도 어떤 콘셉트나 기획력을 가지고 마케팅을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쉬인의 뷰티 상품 판매 페이지. [쉬인 홈페이지 캡처] |
쉬인은 2022년부터 쉐인서비스코리아 유한회사라는 사명으로 국내 법인을 설립한 후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자 수가 적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월 기준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에서 쉬인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올 1월 기준 약 221만명으로 지난해 1월(52만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진출에 성공한 중국 이커머스들은 국내 업체의 품질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쉬인이 코스맥스에 기술력을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K-Venue(케이-베뉴)를 통해 한국 기업 및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동원, 남양유업 등 식품기업 등이 입점해 있다.
쉬인이 코스맥스 외에도 국내 업체들과 협업하거나 다이소처럼 중소기업 뷰티제품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쉬인에는 나스, 로레알, 랑콤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 쉬인이 2022년부터 의류 이외에 현재 펫용품, 주방용품, 육아용품, 가전제품, 뷰티 등 카테고리의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해 온 만큼 국내 진출 중국 이커머스 내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로레알 제품을 판매 중인 쉬인. [쉬인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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