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고출력 스피커들 확보해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승환·김진 기자]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도체제 전환’ 카드도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내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2대 국회가 개원된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비대위 성격을 확정하기 위해 당내 의견을 수렴 중이다.
검토되고 있는 비대위 성격은 향후 전대를 준비하는 실무 작업에 초첨을 맞춰 당을 안정 시키는데 방점이 찍힌 ‘관리형’과 총선 참패의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을 주도할 ‘혁신형’ 등으로 나뉜다. 현재는 새로운 지도체제를 마련할 전대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관리형 비대위 출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도체제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넘어 지도체제 자체를 전환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대표에게 권한과 여론의 주목도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했던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지도체게에서 목소리가 대표 한 명의 스피커로만 나가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면 당 대표에 준하는 고출력 스피커들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을에 공천을 받았던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집단지도체제냐, 단일지도체제냐 등을 포함해 어떻게 공감 능력을 회복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냐가 중요한거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의 단일지도체제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각각 치뤄 분리선출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대 경선에서 당대표 선출에 관심이 쏠리는 반면 최고위원 경선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다. 당 대표의 대표성이 부각되는 선출 구조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당무를 진행하지만, 당내외 주목도가 집중된 당 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스타급 당 대표 한 명의 리더십이 당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양날의 칼날이 될 수 있다.
집단지도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구분하지 않고 한 번에 선출한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대표가 되고 후순위가 최고위원을 맡아 지도부를 구성한다. 당 대표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들 역시 인지도와 당내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로 포진될 수 있다. 당 대표 한 사람의 리더십이 당을 좌지우지 하기 힘든 구조다.
지도부 구성원 모두 각각 정치적 무게감이 크기 때문에 상호 견제가 가능하다. 당 대표의 독단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분으로 지도부가 분열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김무성 당 대표 시절이 집단지도체제의 단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옥새 파동’을 일으켜 총선 패배를 자초했다.
nice@heraldcorp.com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