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임종석·박용진, 비명계가 어떻게 나서겠나”
“원대·국회의장 후보가 친명 강조, 처음 보는 행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총선 대승을 견인한 이 대표에 맞설 적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잠행을 이어가고 있고, 이 대표에 맞서 당대표에 도전했던 박용진 의원도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표의 연임이 당연한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대거 탈락한 비명(비이재명)계는 친명(친이재명)계가 원내를 장악한 상황에서 세력화에 나설 공간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성 친명계로 구성된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단과 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 등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들까지 앞다퉈 명심(明心) 강조에 나서면서 비명계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친명계의 연임 굳히기에 대한 의중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총선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배제된 한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설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는 손톱 만큼의 변수도 남겨두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하고 박찬대 원내대표처럼 완벽한 친명을 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당대표가 취임하면 어쨌든 독자적인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 대표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 [연합] |
다른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완벽한 친명당이 됐고 원내에 입성한 비명계는 손에 꼽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거 앞두고 임종석 실장과 김부겸 총리, 박용진 의원 등이 전당대회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도전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될 걸 아는데 굳이 나오겠느냐”며 “지금의 민주당에는 친명과 비명 간 논쟁이 되는 이슈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직접 연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원외를 시작으로 비판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야권 원로는 “국회의장 후보들이 특정한 정당의 대표가 가진 의지를 의정에 반영하겠다고 경쟁하는 행태는 정치에 입성하고 처음 보는 일”이라며 “박찬대 원내대표를 추대하는 과정에서 쌓인 불만들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총선 전에는 분명히 당대표를 연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말했었다”며 “지금은 당내 분위기상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이 대표가 말을 바꾸면 원외에서부터라도 비판을 하지 않겠느냐. 그게 민주주의 정당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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