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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주행중인 승용차가 골목에서 튀어나온 초등학생과 충돌한 뒤 정지하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내 질주, 초등학생이 차체 아래로 빨려 들어간 채 70m 가량을 더 주행하다가 정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은 발뒤꿈치 골절, 왼쪽 안와골절, 광대 골절,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등으로 심하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가해자는 사고 한달이 지나도록 경찰 조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초등학교 2학년 딸 역과 후 가해자 도주’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초등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경북 문경에서 살고 있다며, 지난 달 17일 오전 8시29분께 등교하는 길에 학교 근처에서 아이가 사고를 당했다며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달려오던 여학생이 도로에서 직진 차량과 충돌한다. 그런데 이 운전자는 아이를 치고도 정지하지 않고 계속 주행했다. 결국 아이는 70m가량을 끌려가다 보닛에서 미끄러지며 차체 아래로 빨려 들어간다.
이 사고로 아이는 발뒤꿈치 골절, 왼쪽 안와골절, 광대 골절,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등으로 심하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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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딸을 친 차량이 충돌 후 바로 멈추지 않고 오히려 액셀을 밟고 가속해 아이를 밟고 지나갔다고 한다”며 “입수한 CCTV 영상에서 아이의 작은 몸이 차 아래로 깔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경악해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가해 차량이 아이를 치고 즉시 정차하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높여 지나갔고, 차에 깔린 제 아이의 비명까지 생생하게 들어있다”며 “가해 차량은 70m 이상을 더 나아가서 정차한 뒤 차량을 앞뒤로 왔다 갔다하면서 머뭇거리다가 차에서 내리는데 41초나 걸렸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가해자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운전자가 현장에서 도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뺑소니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으며, 사고 영상도 A씨가 시청에 문의해서 받아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딸이 머리를 여는 큰 수술까지 했는데도 중상해가 아니고, 보험을 들어놨기에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치고 바로 멈추기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다치지는 않았을 텐데, 가해자는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사람을 치고도 정지 안하고 간건, 도망갈까 말까를 고민한 것 아니냐", "너무 심하다. 애가 달려온 건 잘못인지만, 더 큰 부상을 입힌 건 확실하다", "뺑소니는 아니더라도 저 정도면 처벌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의 아이라지만 화가 나는데, 부모 심정은 어떻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에 위험한 도로를 보지도 않고 뛰어간 것은 부모가 잘 가르치지 못한 책임", "자녀에게 올바른 통행법을 가르쳤어야 한다", "저렇게 빨리 불쑥 튀어나오면 운전자도 미처 못보고 당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