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
최대주주 SK㈜ 지분율 55.9%
통합 시너지 2조1000억 기대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해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으로 새출발한다. 현재와 미래 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동시에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수익성을 키워 자금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8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석유화학 사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 분야로 그동안 소재, 배터리 분야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 왔으나 현재 포트폴리오 캐즘에 빠진 상황”이라며 “안정적이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에너지, 전기 등의 분야가 보완됐다는 것이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의의”라고 밝혔다.
특히 SK온에 대해 “중요한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내년이 되면 자금 부담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SK온이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같이 협의해서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안을 의결했다. 다음달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의 확고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보다 과감하고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당분간 SK이노베이션 차원의 추가 사업구조 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이번 양사 합병은 미래의 큰 변화이자 전략적 움직임이고 SK온과 트레이닝인터내셔널, 엔텀의 합병도 큰 건이라 적어도 상당 기간은 현재의 조직이 시너지를 내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SK이노 차원의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 SK E&S의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선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상규(왼쪽 두번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추형욱(오른쪽 두번째) SK E&S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양사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이다. SK E&S 1주가 SK이노베이션 1.19주로 교환되는 구조로 당초 시장 예측이 1대 2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양사의 기업가치를 비교적 동등하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의 반발은 다소 수그러들겠지만 3조원대 SK E&S 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설득이 과제로 남았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상장법인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로 정하는 원칙을 따라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합병 신주를 발행해 SK E&S의 대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 교부하면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기존 36.22%에서 55.9%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수준의 외형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기준 통합 시너지 효과만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1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이 목표다.
양사는 상호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공동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논의를 펼칠 계획이다. 향후 합병 SK이노베이션은 각 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이번 합병은 본래 하나였던 두 회사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25년 만에 다시 결합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아태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일류 에너지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