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남미 바디케어 비중 높아…기능·효능 입증된 성분 전략을”
24일 홍희정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뷰티&패션 수석 연구원이 코엑스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뷰티시장인 인도는 스킨케어 품목 비중이 16%로 한국(43%), 중국(51%)보다 낮습니다. 대신 목욕(Bath and Shower), 헤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라틴아메리카는 바디케어 제품 비중이 38%로 큽니다.”
24일 홍희정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뷰티&패션 수석 연구원은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전시회의 ‘뷰티, 개인 관리 소비자 트렌드 2024’ 세미나에서 내년 키워드로 ‘성분 주도 뷰티(ingredient-led beauty)’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연구원은 국가별 뷰티 성향에 대한 차이를 설명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코리아 스킨케어 등 기초화장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다른 패턴을 보여서다. 전체 뷰티・퍼스너케어 시장(5690억달러) 중 32%를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인도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졌다.
홍 연구원은 “인도는 목욕 관련 제품 비중이 전체의 24%, 헤어 케어가 22%로 한국의 두 배를 넘는다”며 “해당 부문에 특화된 브랜드는 인도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인도 뷰티업계에 나온 신제품 35%가 페이셜 스킨케어 품목이었다”면서 “전체 10%대 비중인 품목에서 배에 달하는 신제품이 나왔다는 건 긍정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뷰티 시장 중 인도 시장의 경우 스킨케어 제품의 비중이 16%로 한국, 중국 대비 상당히 낮다. [유로모니터 제공] |
홍 연구원은 인도 시장에서 한국의 한방화장품과 유사한 개념인 현지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Ayurveda) 기반 제품과 경쟁할 수준의 완성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도에서는 허브 등 천연 원료를 활용한 화장품에 대한 신뢰가 탄탄하다”면서 “이와 붙을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 역시 특수성이 큰 시장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 지역은 상대적으로 얼굴 중심의 페이셜 케어 비중이 70~80%에 달한다. 라틴아메리카는 페이셜 케어와 바디 케어 비중이 각각 56%, 38%다. 색조와 스킨케어 제품에 강한 한국 화장품 업계 입장에서는 일종의 미개척 시장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피부에 탄력을 주는 퍼밍(firming), 바디 용품의 향을 같은 계열로 바르는 레이어링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인디브랜드의 약진이 뚜렷한 선케어 품목을 지목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미국은 선케어 품목에서는 인디브랜드 비중이 27.3%로 타 품목 대비 큰 편”이라며 “브러쉬 타입의 선제품, 코코넛·시트러스 등 성분으로 제품을 내놓는 뷰티 바이어스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뷰티&패션 수석 연구원. [유로모니터 제공] |
라틴아메리카는 스킨케어 제품 중 바디케어 제품의 비중이 38%로 타 문화권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유로모니터 제공] |
홍 연구원은 내년 K-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공통 키워드를 ‘성분 주의’로 정리했다. 자연 성분 원료를 찾는 것을 넘어 기능과 효능이 입증된, 이른바 ‘히어로 성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저자극성 화장품을 찾는 수요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예민한 피부, 피부 건강에 집중한 제품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전체 뷰티 시장 기준으로 세계 11위지만 더마 화장품 분야에서는 6위 규모인 한국의 더마 화장품 시장이 빛을 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피부 과학 연구에 기반한 성분을 사용하는 더마 화장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15%)은 일반 스킨케어 성장률(4%)보다 두드러진다”면서 “한국의 일리윤, 에스트라, 닥터지 같은 현지 로컬 브랜드들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