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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난적 폭염 매년 더 심해진다, 총체적 대책 수립해야

사상 최악 수준의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5월20일부터 4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690명이다. 벌써 사망자만 14명이다.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도 30만3000마리, 양식 피해는 넙치등 1만3000마리다. 과일·채솟값도 들썩이며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력 수요도 연일 역대 여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물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일부 지역에선 수돗물이 끊겼다. 기후 학자들의 경고에 따르면 재난 수준의 폭염은 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매년 더 심하게 더 오랫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단발 대응도 중요하지만, 아열대화하는 한반도 기후의 장기적 변화에 맞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서둘러야 할 때다.

기상청에 따르면 밤(오후 6시1분~이튿날 오전 9시)에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연속 발생일 최다 기록이 매일 바뀌고 있다. 6일까지 서울은 16일, 강릉은 18일, 제주는 22일째다. 올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로, 평년 같은 기간(3.7일)의 3~4배 수준이다.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도 넘었다. 아침 23~27도, 낮 30~35도인 날씨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 전력 수요가 역대 여름철 최대전력인 93.8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한 아파트 단지에선 전력이 끊겼고, 경북 청도군 일부 지역에선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기상청의 ‘지역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00~2019년 기준 서울의 폭염일수(하루 최고 33도 이상)는 각각 8.8일인데, 탄소배출이 감소되지 않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081∼2100년 서울 109.8일, 전국 79.5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단기 기온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서 경제 변동성도 키운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등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하는 경우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 포인트(p),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1년 후 농산물가격 수준은 2%,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폭염과 간헐성 집중호우는 이제 ‘이상기후’가 아니라 일상적인 현상이며 매년 반복·심화되는 장기적 추세이기도 하다는 것이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연평균 기온상승과 여름·폭염일수 증가 등 기후 영향을 평가해 재난안전, 전력수급, 농축수산물 공급, 물가관리 등의 정책을 전면 재설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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