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략 젝시믹스, 룰루레몬과 정면승부
안다르는 싱가포르 찍고 호주 배송 눈앞
상반기 영업이익률 12%대…확장성 커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소비침체 속에서 패션기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애슬레저(운동+일상복) 브랜드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 양대 산맥인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올해 해외 진출을 발판 삼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 740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을 기록했다. 젝시믹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57억원)을 거의 따라잡을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에코마케팅이 운영하는 안다르 역시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67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50% 성장한 수치다.
애슬레저는 ‘스타일을 입은 스포츠웨어’로 불릴 만큼 기능성과 디자인을 잡은 새로운 의류 카테고리다. 양사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은 현재 10%대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젝시믹스의 2분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한령과 코로나19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K-뷰티의 빈자리를 이제 ‘K-레깅스’가 채우고 있다.
이들 업체는 요가복, 레깅스 등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대표 품목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골프, 테니스, 수영 등 각종 운동복과 속옷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 등 세계적으로 애슬레저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호재다.
젝시믹스 대만 홈페이지. [젝시믹스 제공] |
중국 내 젝시믹스 매장에서 진행한 스포츠 클래스 모습. [젝시믹스 제공] |
젝시믹스는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55개국에 수출 중인 젝시믹스는 파트너사인 YY스포츠사와 손잡고 7월 창춘, 톈진 매장 개점에 이어 연내 상하이 등 10여 개의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추진한 ‘건강 중국 2030’ 정책의 영향으로 요가가 대중화되면서 2025년 중국 요가복 시장은 30억 달러(약 4조11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는 ‘요가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글로벌 브랜드 룰루레몬이 강세다. 지난해 100호 매장을 중국에 연 룰루레몬은 오는 2026년까지 220호점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개당 700~800위안(약 13~15만원)에 이르는 레깅스 가격은 대다수 소비자에게 높은 장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젝시믹스는 3분의 1 가격과 높은 품질로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합리적 가격대의 애슬레저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며 “지난해 두 차례의 현지 팝업 스토어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룰루레몬을 한국에서 이긴 브랜드라고 소개 중인 안다르 글로벌(호주) 홈페이지. [안다르 홈페이지 캡처] |
안다르 싱가포르 매장 1호점 내부 모습. [안다르 제공] |
안다르는 싱가포르를 주력 무대로 지목했다. 10월에 개점하는 다카시마야 백화점 글로벌 2호점을 통해 서구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7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일본 시장에 누적 130억원치를 판매한 것도 자신감으로 작용했다. 3분기 내 호주 현지 배송을 목표로 하는 안다르는 온라인스토어에서 ‘한국에서 룰루레몬을 이긴 브랜드’로 홍보하고 있다. 안다르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요충지인 만큼 관광객과 현지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모두 12%대를 기록했다는 점은 국내 패션 대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섬유패션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6%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애슬레저가 가진 품목의 확장성에 주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슬레저의 가장 큰 특징은 코르셋 같은 불편한 패션이 아니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능성”이라며 “기존 패션업계는 힙합, 복고처럼 애슬레저를 하나의 트렌드로 보고 성장 잠재력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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