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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중독 걸려 짜증나, 병원비 보내라" 속초 식당들에 걸려온 사기 전화...경찰 추적 중
속초시 해물찜 업주, 결제 액 듣고 사기 간파
4인 메뉴 '7만원'인데, "6만원 현금냈다" 주장
"춘천점에서 닭갈비 드셨냐"에 남성 "네" 대답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물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강원 속초에서 식당 음식을 먹고 식중독이 나 짜증이 난다면서 업주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전화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거짓 전화 임을 간파한 한 식당 업주의 재치로 사기 수법이 들통났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은 강원도 속초시 해물찜 전문점 업주 A씨가 보낸 사연을 방송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남성으로부터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방송에 공개된 육성 녹음에서 남성은 "어제 일행 4명이 식당에 방문했는데 4명 전부 구토와 설사를 해서 오늘 오전에 병원까지 다녀왔다. 맛있게 먹으려고 매장에 방문했다가 이런 일이 생겨서 짜증이 많이 나더라"고 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남성은 '어떻게 해주길 원하냐'는 식당 측 질문에 "병원비와 약값이 인당 1만5000원씩 6만원 나왔는데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데"라면서도 재차 "이런 일이 생기니까 좀 짜증이 많이 나더라"고 했다.

남성은 결국 병원비 6만 원과 음식값 6만 원, 총 12만 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음식값을 듣고 이 남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A씨 식당에선 4명이 메뉴를 시키면 적어도 7만 원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는 손님이 가격을 착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보험 처리를 약속한 뒤 손님이 방문했다던 날짜의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손님이 방문했다고 한 시간대엔 8~12명 단위의 손님만 있었고, 4명 단위 손님은 없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다른 식당들에게도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A씨는 경찰에 알리기로 마음 먹고 이후 속은 척 유도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보상을 약속하고 "다른 데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한 A씨는 "음식 값은 카드로 결제했냐 현금으로 했냐. 카드로 했으면 취소해주겠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남성은 현금결제를 했다고 답이 왔다.

A씨는 남성이 준 계좌번호에 오류가 뜬다며 계좌번호를 여러 개 확보했다. 또 일부러 "저희 춘천점에 오셔서 7월 15일 날 식사하고 현금 내시고 닭갈비 드시고 탈 나서 병원 간 거 맞으시죠"라고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속초에서 해물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남성은 '네'라고 대답했다. A씨가 "왜 거짓말하냐"고 다그치자 남성은 연락을 끊었다.

그런데 A씨가 증거를 모아 경찰에 고소한 후 두 달쯤 지나 이번엔 횟집에도 비슷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속 남성은 회와 게를 먹고 탈이 나 일행이 병원에 갔다며 20만원을 요구하면서 "짜증이 많이 났다"고 했다. 공교롭게 이 횟집은 A씨의 부모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A씨가 통화 녹음을 들어보니 전화번호는 달랐지만,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남성의 목소리였다. 재차 전화 통화를 했을 때 A씨의 아버지가 옆에서 "다 녹음되고 있다"고 소리치자 이 남성은 전화를 끊고 잠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사연과 비슷한 고소·고발 건이 다수 접수됐다. 경찰은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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