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장 공모가 밑돌아
단기적으론 가격 매력
지난달 4일 코스피에 상장한 두산엔진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상장 초반 반짝 상승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이번주 들어 급기야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수급 측면에서 상장 1년 전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의 출회 부담이 컸고 최근 조선업종 부진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단기적으로 소폭의 가격 메리트는 있을 수 있지만 조선업황 전망이 내년까지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엔진의 주가 부진은 2009년 말 유상증자 물량 출회 부담이 컸고 조선 업황 회복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엔진이 강점이 있는 상선 부문의 수주 물량이 올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 업종의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는데 같은 흐름에서 (매출의 90% 이상이 선박용 엔진이 차지하는) 두산엔진의 주가가 빠졌다고 본다.
올해 조선 업황이 전년에 비하면 나쁘지는 않지만 문제는 올해 증가분이 두산엔진이 강점을 보이는 상선이 아니라 해양 부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년 연속 중국에 조선 강국 자리를 내줬던 국내 조선업계가 올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지난 1월 수주량은 35만6398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107만3848CGT를 기록한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급 측면에서 현재 유상증자 물량이 거의 다 소화된 만큼 이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고 많은 전문가가 두산엔진의 적정주가로 2만원대 초반을 보고 있는 만큼 현재 주가는 단기적으로 가격 매력이 다소 있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1만원 후반에서 2만원대 초반이 두산엔진의 적정 주가로 본다. 수주금액 등 실적이 과거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모자라고 특히 실적은 올해가 피크이고 내년에는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매수 추천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jwchoi@heraldcorp.com